해외송금시장대체 블록체인송금

市銀이 맡아온 '年 10兆 시장' 18일부터 인터넷은행 등도 개시
수수료·시간·편의성 두고 경쟁


연간 10조원에 달하는 해외 송금 시장에 오는 18일부터 본격 경쟁이 도입된다. 지금까지 시중은행이 전담해 온 해외 송금 서비스에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도 가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. 18일부터 시행되는 외국환 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은 일정 조건을 갖춘 송금업체에 한해 건당 3000달러, 고객 1인당 연간 2만달러까지 해외 송금 대행을 허용한다. 이번 달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는 카카오뱅크와 약 40여 개 핀테크 업체들이 송금 수수료를 은행 창구 대비 10분의 1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나서는 등 해외 송금 시장의 '메기' 역할을 할 전망이다.

◇송금 수수료 은행 창구의 10분의 1 수준

핀테크 송금의 가장 큰 경쟁력은 '가격'이다. 현재 은행 창구에서 해외로 돈을 송금하고 받을 경우 4가지 수수료가 붙는다. 국내 계좌이체와 달리 해외 송금은 국제 은행 간 결제 시스템망인 스위프트(SWIFT)를 이용하는데, 송금은행→중개은행→수취은행 등을 거치게 된다. 은행에서 송금을 처리하는 데 드는 '송금 수수료' 이외에도 중개은행에 지불하는 '중개은행 수수료', 은행 간 전신문을 주고받는 데 드는 '전신료', 돈을 찾을 해외 현지은행에 내는 '수취 수수료' 등이 붙다 보니 송금액의 4~6%를 수수료로 내야했다. 핀테크 송금업체 블루팬은 "핀테크 송금을 이용할 경우 송금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"며 "중개은행, 환전 등 중간 과정이 없기 때문"이라고 했다.



예를 들어 은행 창구에 찾아가 1000달러를 해외로 송금하면 송금 수수료(1만원), 전신료(8000원), 중개은행 수수료(약 18달러·송금받는 사람이 낼 수도 있음), 환전 수수료 등을 지불해야 하지만, 핀테크 업체를 이용하면 약 3000~4000원 수준의 송금 수수료만 내면 된다. 한 업계 관계자는 "핀테크 업체 대부분이 목표 수수료를 송금액의 1~2% 정도로 잡고 있다"고 했다. 이달 중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경우 송금 수수료를 은행 창구 송금 수수료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.

◇스마트폰으로 5분 만에 송금

핀테크 업체를 이용해 송금을 할 경우 소요 시간도 기존 1~3일에서 크게 단축된다.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"중개은행을 거치는 기존 송금 방법의 경우 시차가 있었다"며 "하지만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, 중개은행이 없는 만큼 핀테크 해외 송금은 빠르면 수분, 길어도 하루 내에 이뤄질 수 있다"고 했다.

◇기존 은행 모바일 송금과 경쟁

기존 은행들도 모바일을 이용한 송금 범위를 확대하는 등 해외 송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. KEB하나은행은 작년부터 해외 수취인의 휴대전화번호를 알면 해외 송금이 가능한 '원큐 트랜스퍼(1Q Transfer) 서비스'를 도입했다. 우리은행의 모바일 송금인 '위비 글로벌 퀵송금'은 송금 소요 시간이 5분~1일 정도로 짧다. 수수료도 송금 수수료 3000원, 전신료 2000원으로 저렴하다. KB국민은행의 KB글로벌바로송금, 신한은행의 써니뱅크 간편해외송금을 이용할 경우 전신료만 부담하면 된다.

다만, 핀테크 업체의 경우 본격적인 송금 서비스는 오는 8~9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. 원칙적으로는 18일부터 가능하지만, 금융위원회 등이 핀테크 업체에 시중은행 수준의 자금세탁방지(AML) 의무를 부여하면서 준비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.





[양모듬 기자 modyssey@chosun.com] [이우연(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년)] [이기우 인턴기자(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4년)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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